경제

[투데이T] “이사라도 가야하나” 천차만별 보조금 확정에 전기차 구매전 막 오른다

today T 2022. 2. 21. 16:09

지역별로 650만원까지 차이…전남 나주 등 최다 지원
경쟁업체·보조금 고려해 신차 출시도 잇따라 대기 중
“보조금 고갈 전 사야해”…형평성 문제 제기도 ‘대두’

[투데이T 김정규 기자]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올해 전기차 보조금 규모가 속속 확정되면서 전기차 구매를 위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전기차 구매전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보다 한대당 지급되는 보조금 규모가 줄었지만, 전기차 모델 출시는 크게 늘어 소비자들의 보조금 수급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일 관할부처인 환경부 등이 행정 예고한 ‘2022년 전기자동차 보조금 업무처리지침 개편안’에 따르면 전기 승용차 한 대당 지급되는 국비 보조금 최대 금액은 지난해 800만원에서 올해 700만원으로 낮아졌다. 지자체들도 국비에 따라 하향 조정된 보조금 규모를 이달 중순부터 속속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최대 400만원이었던 서울시 보조금이 올해는 최대 200만원으로 깎인 것이 대표적이다.

전기차 보조금은 국비와 지자체 보조금이 합쳐져 지급된다. 국비와 지자체 전기차 보조금 확정이 이달로 늦춰지면서 지난달 전기차 판매도 곤두박질쳤다. 보조금이 확정되지 않는 1∼2월에 전기차를 구매하면 보조금 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어 고가인 전기차 구매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작년 12월 5천950대에 달했던 국내 전기 승용차 판매량은 지난달에는 4분의 1 수준인 1천450대로 급감했다. 모델별로도 지난해 월평균 2천800대가 팔렸던 현대차의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는 지난달에 376대가 판매되는 데 그쳤다. 제네시스의 GV60 판매량도 월평균 500대에서 지난달 177대로 줄었다.

기아의 EV6 판매량도 월평균 2천200대에서 지난달 115대로 고꾸라졌다. 니로 EV 판매량은 600대에서 10대로 떨어졌다. 소상공인들의 수요가 많은 현대차 포터와 기아 봉고의 판매량도 1천300대에서 41대, 900대에서 121대로 각각 줄었다.

하지만 이달 말 전국 지자체의 보조금이 모두 확정되면 소비자들의 ‘눈치보기’가 끝나고 전기차 판매량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글로벌 에너지 정보분석기업 S&P 글로벌 플래츠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작년 대비 40% 이상 증가한 9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지역별로 전기차 보조금이 많게는 650만원까지 차이가 날 것으로 보여 혼란도 예상된다. 각 지자체는 자체 예산과 취득·등록세 수입 규모 등을 고려해 보조금을 책정하는데 대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된 보조금이 지역별로 차이가 나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환경부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서울시는 올해 전기 승용차 지자체 보조금으로 1대당 최대 200만원을 책정했다. 여기에 중앙정부 국비 보조금 최대 700만원을 더하면 서울시민은 최대 9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국비와 지자체 지원금을 합친 주요 광역시별 전기 승용차 보조금은 대전 1천200만원, 대구·광주 1천100만원, 인천 1천60만원, 부산·울산 1천50만원 순이었다. 세종시는 900만원이었다.

기초 지자체로 내려가면 보조금 편차는 더욱 커진다. 기초 지자체는 국비와 도비, 시·군비가 합친 금액이 전기차 보조금으로 지급된다.

현재까지 보조금을 발표한 지자체 중에선 전남 나주시와 장흥·강진·장성군이 1대당 최대 1천550만원을 지급해 가장 많은 금액을 지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충남 당진시와 서산시가 전국에서 가장 가장 많은 최대 1천800만원을 지원한 바 있다.

서울과 비교하면 650만원이나 차이 나는 것으로, 자동차 관련 인터넷카페에는 보조금 때문에라도 이사를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올라오고 있다. 지자체들은 이러한 보조금 부정수급 가능성을 막기 위해 평균 3개월간의 거주와 운행 기간을 보조금 수급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기차 인기가 높아지면서 보조금이 고갈되기 전에 구매하려는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