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경상수지 75억달러 흑자…반도체·석유제품 ‘호조’
한은 “원유 가격 상승으로 수입 증가” 운송·서비스수지↑
운송수지 호조 등에 힘입어 지난 8월 경상수지가 16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반도체와 석유제품을 중심으로 수출 호조가 지속된 데다 국내 기업의 해외 배당수입이 증가한 영향이다. 해상 운임지수 상승 등에 힘입어 운송수입이 크게 늘면서 운송수지도 개선됐다.
다만 상품 수지의 경우 원유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수입이 더 빨리 늘면서 작년 같은 달보다 흑자 규모가 15억달러 가까이 줄었다.
경상수지란 국가 간 상품, 서비스의 수출입과 함께 자본, 노동 등 모든 경제적 거래를 합산한 통계를 말하는데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8월 경상수지는 75억1000만달러(약 8조9857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1년 8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8월 경상수지는 75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 흑자(56억4000만달러)는 1년 전보다 14억5000만달러 감소했다.
수출(522억2000만달러)이 31.2%(124억2000만달러)로 증가세를 보였지만, 수입(465억9000만달러) 증가폭(42.4%·138억7000만덜러)이 더 컸기 때문이다.
월별 경상수지 추이
지난해 5월 이후 16개월 연속 흑자일 뿐만 아니라 작년 같은 달(66억4000만달러)과 비교해 흑자 규모가 8억7000만달러 불었다.
이성호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통관기준으로 8월 전년동기 대비 수출 증가율은 34.8%, 원유 등 에너지류를 제외한 수입 증가율은 33%로 비슷한 수준”이라며 “결국 국제유가 등 에너지류 가격 상승에 따라 수입 증가율이 수출 증가율보다 높아지고 상품수지 흑자도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8월 원유 수입액(통관기준)은 작년 같은 달보다 73.7%나 큰 폭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서비스수지도 10억달러 흑자였다. 작년 8월(8억8000만달러 적자)보다 18억8000만달러나 많고, 2008년 10월(14억8000만달러) 이후 12년 10개월 만에 가장 많은 역대 2위 기록이다.
서비스수지 가운데 특히 1년 전 4억2000만달러에 불과했던 운송수지 흑자가 15억2000만달러로 증가세를 보였다. 8월 선박 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전년 동월대비 264.9%나 급등하면서 해상화물 운송수입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작년 8월 1억1000만달러 적자였던 지적재산권사용료가 2억8000만달러 흑자 전환에 성공한 점도 서비스수지 호조의 배경으로 꼽혔다.
그러나 여행수지 적자 규모(-6억1000만달러)는 작년 8월(-4억2000만달러)보다 더 커졌다.
임금·배당·이자 흐름을 반영한 본원소득수지는 11억1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1년 전(7억1000만달러)과 비교하면 약 4억달러 늘었다. 해외 현지법인 등으로부터 배당수입이 증가하면서 배당소득수지가 1년 사이 1000만달러 적자에서 4억80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상품·서비스 거래 등 자본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8월 중 58억달러 늘었다.
월별 금융계정 및 자본수지 추이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 투자는 53억3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5억9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53억8000만달러 늘었지만,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31억2000만달러 감소했다. 이중 주식은 46억6000만달러, 채권은 7억2000만달러 각각 증가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