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포자, 대출규제 피해 ‘오피스텔’ 구입 나선다
중도금 대출 가능···경기권 ‘완판행렬’ 에 공급과잉 우려
최근 정부의 오피스텔 규제 완화 발표로 아파트의 대체제인 오피스텔 가격이 치솟고 있다. 25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아파트값이 상승세가 장기화하자 오피스텔 분양의 조기 ‘완판’ 행렬로 이어지고 있다.
아파트 청약 자격이 까다로워지고, 집값 상승세는 지속되면서 대체 상품인 주거용 오피스텔 분양에 투자자는 물론이고 ‘청포자’(청약 포기자를 뜻하는 속어) 등 실수요자들까지 몰리는 것이다.
특히 정부가 26일 발표하는 가계부채 보완대책에서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 규제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오피스텔이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이 더 커졌다.
무엇보다 아파트와 달리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다는 점이 과열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또 당첨 후 실거주 의무가 있는 아파트와 달리 오피스텔은 실거주 의무 없이 등기 후 곧바로 전매가 가능하고, 별도의 청약 규제가 없다는 점도 수요자들이 몰리는 요인이다.
신규 분양 아파트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을 받아 계약자의 대출 건수나 대출 금액에 제약이 따르지만, 최근 분양되는 오피스텔은 시행사(또는 시공사) 자체 보증 방식으로 중도금을 빌려줘 기존 대출이 있는 경우도 추가 대출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청약 가점이 낮은 2030 세대의 아파트 당첨이 어렵게 되면서 오피스텔 인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오피스텔은 원룸형보다는 거주가 가능한 중형 오피스텔이 인기”라며 “청약 1순위 자격이 없거나 청약 가점이 낮아 당첨 가능성이 떨어지는 젊은층의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아파트 매매와 전세 시장의 동반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실거주가 가능한 오피스텔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정부가 주거용 오피스텔 바닥난방 전용면적 85㎡ 이하에서 120㎡까지 확대하기로 하는 등 오피스텔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있는 점도 투자자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최근 오피스텔 분양물량이 급증하면서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오피스텔은 중도금 대출이 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당분간 분양 시장의 인기는 이어지겠지만 아파트보다 환금성이 떨어지고, 경기가 꺾일 경우 가격 낙폭도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