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 13. 13:16ㆍ산업
하이브랜드 사업 수주 가열…중견사 설자리 좁아져
지자체, 규제 완화로 측면지원…정부, 관련 법안 정비

[투데이T 천수진 기자] 지난해부터 주택 리모델링 시장 규모가 급격히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재건축·재개발에 대한 규제로 전체 사업지도 줄어들었는데 수주물량이 대형사에 집중되는 모양새다.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은 노후화되고 불편한 거주공간에 대해 소유자들이 모여 각자가 분담금을 내고 본인이 거주하는 세대뿐만 아니라 해당 동 또는 공동주택 단지 전체를 리모델링하는 사업이다.
최근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리모델링 사업이 활발하게 두각을 드러내는 이유는 노후 아파트의 용적률이 대부분 200% 후반대여서 재건축을 추진하더라도 사업성이 좋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형 건설업계는 신축에 비해 난이도가 월등히 높은 리모델링이나 재건축사업의 경우 일찍부터 리모델링 공사에 대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수주 경쟁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A건설사의 공동주택 리모델링 시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리모델링 주택사업 시장 규모는 8조9172억원으로, 2020년(1조3436억원)의 6.6배에 달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B건설사에 따르면 주택 리모델링 공사 발주 규모는 2020년 1조3307억원에서 지난해 9조1187억원으로 급증했다.
◇ 재건축 규제로 주택 리모델링 조합 ‘열풍’
리모델링은 기존 아파트를 완전히 허물고 새로 짓는 재건축과 달리 구조체(골조)를 유지하면서 평면을 앞뒤로 늘려 면적을 키우거나 층수를 올려 주택 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다. 구조체 안전진단에서 유지·보수 등급(A∼C) 중 B등급 이상이면 층수를 높이는 수직 증축이, C등급 이상이면 수평 증축이 가능해진다.
재건축과 달리 기존 건물의 골조를 남긴 채 공사를 진행하는 특성 상 공기를 단축하면서 리모델링에 최적화된 설계를 구현해야 구조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준공 15년 이상의 아파트로 도심 접근성이 뛰어난 아파트의 경우에 재건축과 비교해 기존 높이와 용적률(274%) 등을 고려할 때 재건축 사업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되면 리모델링 조합을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지에 대한 철저한 사전 분석과 이를 안정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시공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 추진절차는 △리모델링 추진제안 △주택조합 설립인가 △시공사 선정 △1차 안전진단 △도시계획위원회 및 건축위원회 심의 △권리변동계획 수립 △매도 청구 △사업계획 승인(리모델링 허가) △이주 △2차 안전진단 △착공신고 △사용검사 △조합해산 순으로 진행된다.
리모델링 사업의 장점으로 알려진 평균 소요 기간은 조합 설립 이후 착공까지 4년 10개월 정도로 재건축에 비해 짧지만, 추진 과정에 변수가 발생할 수 있어 실제 소요 기간이 길어질 수도 있다.
리모델링 조합 설립을 위한 주민 동의율도 재건축보다 낮은 66.7% 수준이며 기본 골자가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에 공사비도 재건축보다 적게 들 수 있다.
올해는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이 리모델링 연합회의 출범, 전국 94곳에서 조합 설립 등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사업 규모는 더 커지는 분위기다.
◇ 노후 단지에 부는 ‘하이엔드 브랜드’ 인기
1970년대부터 지어진 성냥갑아파트라 불리는 노후 아파트에서 하이엔드 브랜드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대형 건설사들은 화려한 외관과 중대형 평형의 넓은 구성을 통해 경쟁적으로 고급화 전략을 펼치고 있고 여기에 고급 커뮤니티가 들어서면서 고급아파트라는 개념을 입혀 시세가치를 선도하는 아파트를 만들고 있다.
먼저 GS건설은 지난해 7월 조직개편을 통해 건축·주택 부문 도시정비사업그룹을 개편해 리모델링팀을 신설했다. 관련 사업 수주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 올해 GS건설은 송파구 문정건영아파트, 강남구 대치현대아파트, 마포구 밤섬현대아파트 등 서울 내 주요 사업지의 리모델링 사업들을 연달아 수주하는 성과를 올렸다.
포스코건설은 2014년부터 리모델링 전담 부서를 꾸려 관련 사업을 준비해 왔다. 현재까지 총 24개 단지, 4조원이 넘는 수주액을 달성해 누적 시장점유율에서 업계 선두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수평·별동 증축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잠원훼미리는 최근 서초구 제15차 건축·경관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현대건설은 도시정비파트에서 2020년 12월 리모델링 전담 조직을 구성해 2021년 1월 경기 용인 수지 신정마을9단지 리모델링 사업을 단독으로 수주했고 서울 성동구 금호벽산아파트, 서울 서초 반포MV아파트, 서울 잠원 동아아파트 등 2021년 1조2159억원의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했다.
현대건설은 사업성 검토와 금융비융 최소화, 최적의 평면 구성과 차별화된 상품 설계, 단열 및 층간소음 등 주거환경 개선까지 꼼꼼하고 전문화된 리모델링 토탈 솔루션을 제공해 조합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 리모델링 단지에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쌍용건설은 업계에서 처음으로 리모델링 전담팀을 출범, 기존 골조를 이용한 시험 공법을 업계 최초로 개발, 리모델링 관련 특허 등록을 마쳤다.
쌍용건설이 보유한 특허기술은 △무진동 암반파쇄기의 수평 굴착작업용 브라켓 장치 △공동주택 리모델링에서의 기둥 개설공법 △엘리베이터 지하층 연장운행을 위한 공동부 시공 방법 △댐퍼를 이용한 지진 구조안전성 확보 △마이크로 파일을 이용한 개량형 언더피닝 공법 △소구경말뚝 및 하중전이프레임을 이용한 벽체존치 건축물 리모델링 △리모델링 시 공동주택의 단열완충재 바닥 시공방법 등 총 8건에 달한다.
리모델링 시장의 성장에 따라 정부도 관련 법안 정비에 나서는 모습이다. 재정비안 주요 내용은 ▲공동주택 리모델링 수요예측 ▲공공성 확보에 따른 용적률 완화 기준 마련 ▲사업 활성화를 위한 공공지원 제도 강화 등이다. 지자체의 측면지원도 한창이다. 서울시는 최근 노후 아파트의 리모델링에 대한 효율적인 도시 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신속한 주택 공급도 이뤄질 수 있도록 ‘2025 서울특별시 공동주택 리모델링 기본계획’ 재정비에 나섰다. 경기 고양·성남·부천·안양·군포 등 5개 시장도 공동주택 리모델링 지원 특별법 제정 촉구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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