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3. 29. 09:52ㆍ오피니언

[투데이T 천수진 기자] 서울에 있는 주택 가운데 절반이 30년 이상의 낡은 건물이다. 그중 노후 주거용 건물 비중이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토부가 이달 중 전국적으로 ‘소규모주택정비 관리지역’ 3차 후보지 선정을 위한 공모를 추진하는데, 서울의 경우 ‘모아타운’(소규모주택정비사업 관리지역) 공모로 통합 추진하는 지역단위 정비사업이 시동을 걸고 있다.
오세훈 시장의 역점사업인 ‘모아타운’은 그동안의 난개발로 방치된 서울의 변두리 지역, 산동네 등에 노후도를 평가하고 10만㎡ 이내 지역을 한 그룹으로 묶어 노후주택 정비와 공영주차장 등 기반시설을 조성하는 지역단위 정비사업이다. 최고 15층 정도의 중층 아파트를 빠르게 지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모아주택을 블록단위로 모아서 모아타운이라는 소규모 뉴타운이 조성된다고 보면 된다.
모아타운으로 지정되면 국·시비로 최대 375억원을 지원받아 지역에 필요한 도로, 주차장, 공원 등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민들의 기대감은 높았다.
이 같은 사업 내용에 이번 공모지 선정에서도 열기는 뜨거웠다. 대상지 선정부터 서울시와 국토부의 '대상지 평가'에서 평가점수 70점 이상인 지역 중 소관부서 검토를 거쳐 '적정' 평가를 받은 지역을 대상으로 선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업이 추진된다.
문제는 서울시가 발표한 대상 모집에 대한 내용이다. 지난달 시는 공공재개발,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신통기획 재개발 등 다른 사업이 진행 중이거나 이들 사업에 공모 신청 중인 지역은 공모 참여에 제한을 뒀었다.
그런데 이달 초 공모 마감일 20여일을 남기고 시는 자치구를 대상으로 2022년 모아타운 대상자 공모 변경 설명회를 열어 공모신청 대상의 제한을 대거 확대하고 모아타운 사업의 공모대상과 평가방식을 갑자기 변경해 시작부터 혼란을 빚은 것이다.
결국 다른 사업에 신청 또는 진행 중인 지역도 주민 동의율 30%를 거쳐 모아타운으로 추진하기를 원하면 공모대상에 포함하기로 해 신통기획 재개발이나 공공재개발 등 다른 사업 후보지 선정에서 탈락한 지역도 기회가 부여됐다.
시는 모아타운 공모대상에 포함되는 경우 재개발을 요구하는 주민 간 갈등을 우려해 당초 제한을 두었으나 대상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라고 입장을 표명하고 공모 과정에서 공모 대상 및 평가 내용 중 일부 불합리한 부분,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을 인정하며 공모 대상과 평가 방식의 변경 내용을 공개했다.
평가항목별로 보면 모아주택 집단추진여부(소규모주택정비사업 연계가능성 30점), 모아타운 대상지 취지부합여부(주차난 심각, 공원녹지조성, 다세대 등 주택밀집, 과소필지 여부 50점), 정비시급성(대상지 노후도와 면적 20점), 가산점(지역주민참여의사 10점)으로 총 110점 만점인데 이중 민원이 집중된 것은 2가지였다.
첫째, 소규모주택정비사업 연계 가능성에서 현재 진행 중인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이 없을 경우 100점 만점에 30점이 감해지니 80점이 된 것이다. 이런 경우 다른 항목에서 거의 만점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공모에 선정될 수 있는 핵심사항에서 점수를 받지 못하면 사업에 참여하기 어렵다고 판단되자 민원이 발생했다.
둘째, 주차난 심각여부에 대해 주차조차 할 수 없는 좁은 도로라면 주차대수 산정을 할 수 없다는 점에서 민원이 집중됐다.
이에 소규모주택정비사업 부분은 배점을 30점에서 20점으로 낮추고 주차난 심각여부는 노상주차장은 불법주차를 포함한 것으로 정량적 판단이 어려운 경우에 대상지 내 부설주차장이 없는 세대수(호)만큼 불법주차 대수를 인정했다. 또 추가된 것은 다세대 등 주택 밀집 여부가 10점에서 20점으로 상향됐다.
설명회에는 25개 자치구 중 23개 자치구 관계자들이 참석했는데 최종적으로 30곳이 신청을 했다. 이에 적정성 검토 및 선정위원회를 거쳐 25개소 내외로 4월 중 최종 선정된다.
최소 2~4년 내 착공을 목표로 재개발이 어려운 곳에 주차난 등 주거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기존의 주택 밀집지역에 녹지나 편의시설 등 기반시설도 조성하는 만큼 기대감이 높다.
하지만 시작부터 혼란으로 빚으며 시작된 모아타운이 빠른 시간 내 이주와 철거, 입주까지 성공적으로 잡음 없이 추진될 지는 미지수다.
해당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주민들에게는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며, 모아타운 선정 및 관리에도 세밀한 계획과 철저한 시행이 필요하다.
http://www.todayt.co.kr/news/articleView.html?idxno=2623
시작부터 혼란 빚은 ‘모아타운’ 공모지 선정 - 투데이 T
서울에 있는 주택 가운데 절반이 30년 이상의 낡은 건물이다. 그중 노후 주거용 건물 비중이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토부가 이달 중 전국적으로 ‘소규모주택정비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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