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미 車보험정비협의회 위원장 인터뷰] “과학적·객관적 데이터만이 소비자 권익 ·정비-손보 상생 판단 기준”

2022. 4. 4. 14:25인터뷰

첫 협의회 이끌며 양 업계 입장차 조율에 어려움 가득
지난해 보험정비요금 4.5% 인상안 합의 도출은 ‘성과’
공임비 산출 산식 도출 연구용역 결과가 향후 갈등 좌우
“상대방 입장서 한 번 더 생각해 합리적 제안을 해달라”

                       윤영미 자동차보험정비협의회 위원장(현 녹색소비자연대 공동대표)

[투데이T 김정규 기자] 자동차 수리비를 둘러싼 갈등은 언제나 말이 많았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자동차 공업사의 입장에서도, 보험사의 입장에서도. 그동안 할 말들은 많았지만, 누구 하나 만족하는 이들은 없었다. 특히 공업사와 보험사가 서로 남 탓만 하는 사이 소비자들은 일부 ‘눈 가리고 아웅’ 정비 서비스에 불만이 쌓여만 갔다.
그러자 정부가 나서 보험정비요금 공표제로 교통정리에 나섰지만 실효는 없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개정 후 처음으로 손해보험업계와 정비업계, 공익위원으로 구성된 ‘자동차보험정비협의회’가 만들어졌다. 과거에도 자율적 협의회는 존재했다. 하지만 역시나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이러자 이번 협의회는 달라야 한다는 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법제화된 협의회로서 책임을 모두가 알기 때문이다.
‘다윗과 골리앗’으로 불려지는 정비업계와 손보업계의 갈등은 역사가 깊다. 이번 보험정비협의회가 이들의 해묵은 ‘수직적 대결 구도’를 ‘수평적 협력 구조’로 체계화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협의회의 첫 번째 결과물은 보험정비요금 4.5% 인상안의 합의 도출이었다. 아직도 말들은 많고 이행 여부를 두고도 현장에서 논란이 있지만, 첫 합의를 이끌어 낸 것만으로도 성과라고 할 만하다.
보험정비협의회의 가장 중심에서 쟁점 현안을 조율하는데 방향타와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윤영미 자동차보험정비협의회 공익위원장(현 녹색소비자연대 공동대표)을 만나 그동안의 협의 과정에서의 고충과 그만의 철학을 들어봤다.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이 개정된 이후 첫 보험정비협의회의 공익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지금까지 논의 과정에서 가장 큰 애로사항이 있다면. 또 중립성과 소비자 권익을 지켜야 할 공익위원으로서 쟁점 현안에서 흔들리지 않고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 판단 기준은 무엇인지.
아시다시피 이 협의회의 양쪽 이해당사자인 손해보험업계와 자동차정비업계 사이에 자동차보험 정비수가를 둘러싼 견해 차이가 너무 커서 최소한의 범위라도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 정말 어려웠다.
만약 의사결정을 위해 투표를 할 경우 협의회에 참석하는 동수의 양쪽 업계 위원들은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투표하기 때문에 가부동수가 나올 수밖에 없고, 국토교통부의 당연직 공익위원을 제외한 3명의 공익위원들에 의해 사실상 의사결정이 이뤄진다고 봐야 한다. 저를 비롯한 공익위원들은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데이터에 근거해 판단하려고 하며, 소비자 권익 증대와 함께 상생의 관점도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오래전부터 손해보험업계와 정비업계는 공생보다는 갈등. ‘기울어진 운동장’에 비유될 정도로 규모의 측면에서 차이가 많아 합리적 결정을 내리는 데 문제가 많았다. 이 때문에 그동안 보험정비수가, 작업범위, 작업시간 등에 대한 표준을 찾는 쟁점 현안에 대해 좀처럼 합의점을 찾기 어려웠다. 공익위원장으로서 이를 조율하는데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
지난번 정비수가 인상률의 경우 양쪽 업계의 인상률안에 현격한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양쪽 모두 만족할 수는 없었지만, 우여곡절 끝에 합의가 이뤄졌다. 정비업계로서는 만족할 수 없었겠지만, 손보업계로서는 예년과 비교하면 많이 양보했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이런 시스템이 없어 정비업계로서는 답답한 면이 많았다. 손보업계가 새로운 제도에 의해 협의회에 참석하고 있지만 정비업계가 요구하는 안을 그대로 수용하지는 않기 때문에 객관적인 데이터를 토대로 결정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부의 보험정비요금 공표제가 유명무실해진 데는 산출값의 현실성과 양 업계의 실천 의지가 부족했다는 평가가 많다. 이에 양 업계 주도로 시간당 공임비 산출 산식 도출을 위한 연구용역을 추진, 협의 중에 있다. 이 과정에서도 입장 차이가 명확한데 향후 이를 조정할 때 가장 핵심 가치로 두고 있는 부분은 무었인지.
실제로 정비업체에서 정비작업을 하는 데 들어가는 실 정비원가를 양쪽 업계가 모두 수용할 수 있도록 과학적‧객관적으로 산출해내는 산식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정비요금이 투명화되기를 바라며 매년 오르기만 하는 자동차보험의 부담을 덜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 때문에 향후 협의회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 공익위원장으로서 앞으로 발생하는 쟁점 현안들에 있어 원만한 합의를 도출하고 소모적 논쟁을 피하기 위해 양 업계에 강하게 부탁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달부터 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를 잇따라 인하하는데, 평소 정비업체를 이용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정비요금 투명화가 이뤄지는 게 정말 중요하다. 그리고 가능하면 보험료도 인상되지 않고 인하되면 더 좋지만, 임금상승, 물가상승, 자동차보험 사기 등의 보험료 인상 요인이 있기 때문에 무조건 인상을 반대할 수는 없다. 다만 자동차보험료가 적정하게 책정되는 데 필요한 선결요건의 하나인 보험정비수가가 실제에 근접하게 산정되도록 관련 연구용역이 제대로 이뤄지는 데 협의회가 최선을 다하겠다. 이에 양 업계에는 자신들의 이해관계나 입장만 생각하지 말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해 합리적인 제안을 해달라는 요청을 하고 싶다. 양 업계가 조금씩 양보해 공동 연구용역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저희 공익위원들이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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