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7. 14. 10:52ㆍ오피니언
[투데이T 천수진 기자] 이달 말부터 3기신도시 사전청약이 4개월 만에 재개된다. 오는 25일부터 남양주 왕숙, 남양주 왕숙2, 고양 창릉 등을 중심으로 물량이 풀린 것이다.
흔히 사람들은 신도시를 추진하면 한껏 달아오르던 주택수요를 만족시키고 주택시장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선다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1기신도시는 초기에 30대가 주축이었지만 가구구성에서 보면 4~5인 가구가 주류로 부모와 자녀가 함께 거주하는 일반가구가 주류를 이뤘다. 특히 분당이나 일산은 지역 경제를 이끌고 역세권에 학군까지 좋아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했지만 거주자들도 함께 늙어가 신도시의 베드타운화 현상이 발생했다.
2기신도시는 1기신도시보다 서울 접근성에는 근접하면서 지식산업센터를 구축해 일자리를 조성했다. 서울이나 지방의 인구를 유입해 자족형 도시를 형성하고자 했다. 서울이나 지방의 일자리를 주거와 함께 마련하고자 했지만 양질의 일자리는 서울에 많다 보니 서울시를 벗어난 경기, 인천도민은 점점 늘어가고 출근길은 고통스러웠다.
그렇게 교통망 정리를 하기도 전에 3기신도시가 등장해 논란이 일었다. 일부 신도시는 교통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아파트가 들어서다 보니 대중교통이 불편하다는 단점 때문에 집값이 오르지 않고 보합세를 이어가거나 미분양의 무덤에서 집값이 오르고 내리며 반전을 거듭했다.
2018년 9월 21일, 문재인 정부에서는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통해 입지가 우수한 공공택지 30만호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3기 신도시 및 대규모 택지 조성의 시작은 이때부터라고 할 수 있다. 3기신도시로 칭하는 남양주 왕숙, 남양주 왕숙2, 하남교산, 인천계양, 고양창릉, 부천대장 등이 개발지구로 선정됐다.
이전의 신도시가 기존 도시공간에서 몇십만 킬로미터 떨어진 곳이었다면 3기신도시는 도시공간의 역세권과 가까워진 것이다. 2기신도시보다 서울 접근성이 좋은 위치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제 새 정부는 250만호 주택공급 로드맵을 중심으로 역세권을 고밀개발하기로 하고 기존보다 10만 가구를 더 늘리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착공 전인 3기 신도시의 지구별 용적률 상향, 역세권 중심의 집약적 개발로 네덜란드형 콤팩트시티를 구현한다는 것인데 그 의도는 좋으나 우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온다.
우선 GTX 환승역을 중심으로 청년원가주택이나 역세권 첫 집과 같은 주택공급의 다양성을 열어두겠다는 것은 결국 고밀개발 과정에서 자치구나 주민들과의 갈등이 커질 수 있다. 또 개발자들의 이익만 강화될 수 있어 도시 정책적 큰 틀에서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GTX 노선을 결정할 때는 신도시 건설을 생각하지 못한 상태에서 결정해 GTX 호재가 없는 신도시는 교통망 구축까지는 시간리스크가 작용한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이는 GTX 수혜 효과로 지난해 집값이 치솟았던 수도권 지역 아파트 값이 최근까지 큰 폭으로 하락하는 것을 보면 시장의 불안감이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이라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서울 내에서도 강북을 중심으로 미분양 속출, 집값 하락세 속에 1기신도시의 재건축 기대감 상승, 2기신도시의 가격 안정화가 이뤄지지 않은 채로 특히나 민감한 주택사업에서 3기신도시 역시 수혜를 받지 못하는 지역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은 내 집 마련의 기쁨만큼 가계부채로 인한 위험부담이 크다.
최근 업계에서는 3기신도시 조성이 예정된 지역 일대에서 개발자들의 불법 부동산 중개행위도 나오고 있다. 집값 보합이나 하락기에 중개행위가 일어난다는 것은 어딘가에는 투기로 인한 수혜자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무주택자 청약조건, 가점, 시간리스크로 제때 청약하지 못하는 수요가 있을 것을 감지해 벌써부터 청약 조건을 갖춘 40대 이상의 일반청약자들도 속속 청약신청 준비를 마쳤다는 것이다.
시장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꽤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도심 외곽의 신도시는 지금과 같은 집값 조정기엔 하락폭도 크다. 신도시의 공급목표가 상대적으로 청약 기회가 부족했던 무주택자 수요에 맞는 공급인 만큼 단순히 공급량에만 중점을 둔 물량중심 정책 추진이 아닌 내 집 마련이 가능한 현실성 있는 자금 지원 등 실효성 있는 정책이 요구된다.
무주택자의 실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주거환경 조성, 업무 상업기능 비율을 적정 수준으로 맞추는 작업의 균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http://www.todayt.co.kr/news/articleView.html?idxno=3633
[기자수첩] 3기신도시 콤팩트시티 가능할까 - 투데이 T
이달 말부터 3기신도시 사전청약이 4개월 만에 재개된다. 오는 25일부터 남양주 왕숙, 남양주 왕숙2, 고양 창릉 등을 중심으로 물량이 풀린 것이다. 흔히 사람들은 신도시를 추진하면 한껏 달아오
www.todayt.co.kr
'오피니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투데이T 데스크칼럼]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논란에 또다시 사라지는 것들 (0) | 2022.08.02 |
---|---|
[투데이T 기자수첩] 중고차 허위매물은 실체인가 허상인가 (0) | 2022.07.21 |
[투데이T 기자수첩]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 논란, 빈 수레가 요란했나 (0) | 2022.07.08 |
[투데이T 데스크칼럼] 고물가 시대 존재하는 유일한 경제 기준 (0) | 2022.07.01 |
[투데이T][기자수첩] 디지털 대전환 시대, 롱테일한 공정경제 필요하다 (0) | 2022.06.29 |